허구의 편집자까지 고용하는 약탈적 저널 (Predatory Journal)들

enago academy, "허구의 편집자까지 고용하는 약탈적 저널 (Predatory Journal)들." 이나고 아카데미. 12월 1, 2017. https://www.enago.com/academy/kr/a-predatory-publishers-hire-fake-edi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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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 2019

2015년 가을, 폴란드 아담 미키위즈 대학교의 조교수 안나 슈스트 (Anna O. Szust)라는 젊은 과학자가 많은 과학저널에 에디터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보냈습니다. 상당수의 저널들이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였습니다. 사실일까요? 네, 사실입니다.

물론 안나 박사는 허구의 인물입니다. 카타르지나 피산스키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약탈적 저널 (predatory journal)이 어떻게 운용되고 반응하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 이력서를 보낸 것입니다. 오슈스트 (Oszust)라는 단어는 폴란드어로 ‘사기 (fraud)’라는 뜻입니다. 요즘 연구자의 수와 논문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논문 출판이 점점 어려워지자 이런 상황을 악용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저널이나 출판사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고 출판비, 논문 게재료를 받고 논문을 출판해 줍니다.

피산스키 교수는 슈스터의 이력서를 360개의 저널에 보냈습니다. JCR 저널, DOAJ 오픈 액세스 저널, 약탈적 저널 등 3개의 저널에 각각 120개씩을 보냈습니다. 네이처 (Nature)지에 따르면, 40개의 약탈적 저널과 8개의 오픈 소스 저널들이 그녀의 학교에 확인도 하지 않고 편집자 자리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중 많은 저널들이 며칠 내에 응답을 보냈습니다. 일부는 몇 시간 만에 보낸 것도 있습니다. 그녀는 피어리뷰 저널에 논문을 출판한 적도 없고, 편집자나 리뷰어 경력도 없었습니다. 4개의 저널은 심지어 편집장 자리까지 권했습니다. 물론 이중 많은 저널들이 그녀에게 돈을 낼 것을 요구하거나, 자신들을 위해 영업 활동을 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편집자는 저널의 품질과 수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리뷰 대상이 되는 논문을 선정하고, 리뷰어를 선택하며, 논문을 수용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해당 분야의 경륜 있는 전문가들이 맡습니다. 그런데 많은 약탈적 저널들은 자신들을 보다 공식적이고 권위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전문성이 있는 편집진을 가공으로 만듭니다. 또는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자들은 어떻게든 유치하여 활용하려 합니다. 따라서 약탈적 저널에게는 슈스트의 가짜 이력서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연구자들에게 약탈적 저널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학계와 연구자들이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약탈적 저널의 수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5년까지 50만개 이상의 논문이 약탈적 저널에 출판되었습니다. 2016년말에는 약탈적 저널의 수가 약 1만개로 DOAJ 색인 저널과 JCR 저널을 합친 수에 근접했습니다. 약탈적 저널은 이제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약탈적 저널은 전체 학계와 연구 공동체를 위협합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연구자들에게는 논문을 출판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매우 커서 어떤 방식으로든 논문을 출판하려는 유혹이 따릅니다. 출판 성과가 연구지원을 받거나 경력 개발에 출판 논문의 수가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약탈적 저널을 사라지게 하려면, 우선 이런 저널에 논문을 제출하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즉, 단순히 논문의 수효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제출된 저널의 진위 여부와 수준을 갖고 평가해야 합니다. 이 작업이 지난할 수 있으나, 확인은 가능합니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약탈적 저널에 논문을 제출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경력에 불이익이 되고 오점을 남긴다는 것을 잘 인식해야 할 것 입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