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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리뷰의 인정

논문 출판 시, 가장 핵심 단계는 역시 피어리뷰입니다. 대다수 연구자는 결과가 저널에 게재되기까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불평하는데(논문 제출에서 게재까지 150일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중 80일 이상이 피어리뷰에 쓰입니다. 이러한 기간은 길게 느껴지기 마련이며, 게재 거절 시 얻는 소득이 많지 않습니다. 한편, 피어리뷰를 하는 리뷰어에게도 상당한 시간적, 정신적 투자를 필요로 하는 과정입니다.

피어리뷰는 분야를 막론하고 학문적 소통과 평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리뷰어의 역할, 노력, 기여가 크게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논문 출판에 필요한 형식적 절차로 여기는 이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피어리뷰가 학계의 발전에 필수 요소이고, 의미와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리뷰어의 리뷰 경력을 인정해 주고 이를 등록하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2012년에 개발된 Publons 플랫폼에는 현재 8만명 이상의 리뷰어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리뷰어는 수행했던 피어리뷰 실적을 찾아 검증을 받고 자신의 이력에 등록하여, 외부에 등록된 이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리뷰어는 연구비 지원을 신청할 때, 리뷰 실적과 경력을 추가할 수 있는 등 커리어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플랫폼이 피어리뷰의 보안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Publon에서는 리뷰어의 프로파일에 리뷰 날짜와 저널의 제목만 표시하고 리뷰의 내용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피어리뷰 경력이 제대로 인정받게 되고, 저널도 이를 리뷰어 선택 기준으로 활용함으로써 리뷰어가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피어리뷰 소요기간 자체도 짧아졌습니다. 활동 자체에 의미가 생기고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리뷰어가 더 진지하고 신속하게 리뷰를 진행해 주기 때문입니다.

Wiley출판사는 Publons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750개가 넘는 자사의 저널에서 피어리뷰 경력이 있는 연구자는 리뷰 경력을 검증을 받아 이력서에 기재할 수 있습니다. Publons는 Wiley 이외에도 Springer Nature, 캠브리지 대학 출판부 등 주요 과학 출판사와 파트너쉽을 맺고 협력해 오고 있습니다. Publons 회원은 또한, 자신의 리뷰 경력을 ORCID의 ID에도 입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피어리뷰의 실적을 인정해 주는 움직임이 확대되자 다른 저널도 피어리뷰 경력을 인증해 주는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Editorial Manager® flexibility 같은 솔루션은 저널이 리뷰어의 리뷰 실적을 Publons의 포맷에 따라 생성할 수 있습니다.

피어리뷰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바라는 바는 금전적 보상보다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 받는다는 자부심입니다. Peer Review Week 2016에서 3천 명의 리뷰어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자신의 리뷰 활동에 대해 인정받는 것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답했습니다.

피어리뷰에 참여하면서 해당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고, 이 점을 외부에 알릴 수 있다면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Publons는 이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저널이 이런 활동에 참여하고, 피어리뷰 경력 인정이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논문 출판 과정은 물론, 학계 커뮤니케이션에 선순환적으로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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