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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오픈 액세스를 위한 첫걸음: 변형 협정

2020년 1월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2020년 1월은 유럽의 플랜 S가 해당 기관에서 주요 연구비를 받은 경우, 오픈 액세스 저널에 논문을 내도록 하는 협의가 실행되는 날입니다. 엘스비어, 스프링거 등 여러 대형 회사들의 극심한 논문 구독료와 이들의 어마어마한 수익구조에 대한 비판이 많아지면서, 오픈 액세스를 어떻게 현실화할지에 대한 논의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플랜 S가 시작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자들은 어떤 미래를 예상할까요?

P: 논문을 투고하는데 곧 오픈 액세스 저널에 논문을 내는 것이 거의 전면화 될 것 같아요. 플랜 S는 실질적으로 많은 연구비를 지원하는 주요 기관에서, 2020년 1월부터 이들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 결과는 모두 오픈 액세스 플랫폼에 출판하도록 하는 것이잖아요.  플랜S의 10가지 원칙 중에 구독권이 있어야만 읽을 수 있는 저널이지만 기재료(APC)를 지불한 논문에 대해선 오픈 액세스를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저널 플랫폼도 오픈 액세스 플랫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유럽 약 11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고요. 머지않아 전면적인 오픈 액세스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K: 하지만 걱정인 부분도 있어요. 정말 실질적인 오픈 액세스의 전면화가 가능할까요? 플랜 S에서는 10가지 원칙을 내세울 뿐 사실 어떤 타임라인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오픈 액세스의 전면화가 정말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아무리 저널 사의 수익구조가 기형적이고, 이기적인 구독료 등 정책이 악랄할지라도, 한순간에 오픈 액세스로 바꾼다면 기관이나 학교의 부담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요?

실질적인 한 걸음, 변형 협정(Transformative Agreement)

P: 오픈 액세스를 실현하는 방안과 유럽에서 플랜 S를 시작하는 것에서 많은 사람이 ‘실질적인 타임라인’이 없는 것을 지적해 왔습니다. 또한, 실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가 컸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미 유럽의 많은 대학과 미국의 대학에서도 변형협정이라는 것을 저널 출판사들과 체결하였으니까요. 변형 협정이란 말 그대로 구독 시장이었던 기존의 출판시장을 오픈 액세스로 변형하는 것에 동의하고 맺는 것입니다. 이미 RSC도 Read and Publish(RAP) 모델의 변형협정을 맺었고요. 현재도 독일의 DEAL과 스프링거가 오픈 액세스 모델에 대해서 협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변형협정이란 구독 시장이었던 것을 변형하는 과정에서 한 논문당 약 3800유로가 지급된다면, 그 논문을 세상에 오픈 액세스로 출판하고 유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에 근거한 이해에서 시작했습니다. 세계의 독자들이 논문을 구독료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 영리 저널 사의 기존과 같은 급속도로 올라가는 구독료를 안정화하기 위해서지요. 즉, 과도한 저널사의 이윤을 적정선으로 줄이고, 개인 연구자가 오픈 액세스를 위해 냈어야 했던 APC를 기관 및 도서관이 지불하고, 대중들은 연구 논문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과도하게 부과되었던 구독료의 부담을 오히려 줄이는 것이라 오픈 액세스로 학교나 기관의 부담은 더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플랜 S에서는 실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습니다. 타임라인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실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고, 여기에 변형 협정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너무나 모호한 이상만을 강요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많은 기관에서도 이런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라인을 환영하고 있고요.

K: 맞아요. 하지만, 좀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변형 협정은 PLOS가 사이트에서 밝힌 입장에서와 같이 출판 업계의 빅 가이들, 스프링거나 엘스비어 같은 대형 회사가 아주 유리하다고 볼 수 있어요.

독일에서 지금 진행 중인 DEAL과 스프링거의 협상만 봐도 그렇습니다. 프로젝트 DEAL은 독일의 학교 및 연구기관이 한 개의 대형 기관으로서 협력하여 대형 출판업계와 협상을 하기 위한 기구로 알고 있어요. 오픈 액세스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본 논의가 RAP이냐 PAR냐 하면서 오픈 액세스 자체보다는 이를 실현할 수익구조에 대한 싸움이 되고 있어요. 이마저도 DEAL 정도 큰 기관이어서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에서 스프링거와 변형 협정을 시도할 수 있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Harvard나 MIT와 같은 대학의 경우 이미 변형 협정이나 협상을 잘 하는 반면, 작은 대학이나 기관의 경우 그것까지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또한 스프링거와 같은 대형 출판업자가 아닌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형 출판업자의 경우 RAP/PAR 하며 최대한 수익구조를 잃지 않는 선에서 움직일 수 있어요. RSC에서도 홈페이지에서 ‘오픈 액세스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를 위한 전통적인 방법을 유지하도록’이라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 만약 오픈 액세스가 전면화되고, 대형회사들이 미리 자신들의 오픈 액세스 딜을 만들어 놓고, 오픈 액세스 시장 또한 독식해버린다면요? 변형 협정은 RAP/PAR라는 것보다 전면적인 오픈 액세스를 추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대형회사가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소형 출판회사가 고군분투하다가 오픈 액세스 시장에서 또한 추락하면서 지금과 다를 것 없는 악독한 순환이 계속될 수도 있습니다.

출판 후 구독이냐, 구독 후 출판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P: Read and Publish(RAP)모델인지, Publish and Read(PAR)모델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 집중되고 있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사실 이미 영리가 목적이었던 저널들이 한순간에 비영리단체인 양 연구 논문을 전면 오픈 액세스 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어쩌면 RAP/PAR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중요한 건 어떤 모델이 독자 혹은 기관에 유리하게 적용하는가 입니다. 먼저 모델을 살펴보면 Read and Publish는 구독료를 일정 먼저 내고, 새로이 기재하려는 논문에 대해서는 APC, 즉 Article Processing Cost혹은 기재료를 내는 방식입니다. APC는 교신저자 혹은 학교에서 내는 것이지요. Publish and Read는 논문을 기재하는 것에 APC를 학교 및 기관에서 내고, 이에 따른 논문은 모두 오픈 액세스로 공개되며, 유료화 장벽에 막혀 있는 전자 저널들의 출판물 전체 포트폴리오에 대한 열람권을 승인하는 모델입니다. DEAL이 스프링거에게 PAR모델을 제시했다는 것과 Wiley사와도 PAR방법을 택했다는 것에서 PAR모델이 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사실 어떤 것이 유리하게 적용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PAR 모델에서 논문에 따른 APC를 연간지불금의 형태로 낼 수 있기 때문이고, 또한 추가 금액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대학 및 연간 출판 양에 따라 APC가 각기 달리 측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민 속에 내디딘 그래도 위대한 첫걸음

P: 방법을 어떤 것을 택하든, 플랜 S는 그리고 이에 따른 많은 변화는 엄청납니다. 이미 플랜 S의 취지에 대해 많은 반응이 긍정적입니다. ‘플랜 S가 자연적인 다음 단계’라고도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이는 오히려 연구자 개인에게 오픈 액세스의 선택에 따른 부담을 혼자 짊어지게 하였고, 더 폭넓은 오픈 액세스의 실현을 불러오진 못했습니다. 플랜 S라는 더욱 강력한 정책이 시작되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바라봅니다.

K: 플랜 S에 대해서 아직도 회의적이거나 조심스러운 의견도 많습니다. 세계적인 저널, 사이언스지를 담당하는 AAAS에서는 이런 플랜 S가 고품질의 논문을 양산하고 배포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결과적으로 연구자들이 오히려 많은 연구비를 지원받지 못할 것이라고요.  하지만 이것 또한 기우일 수 있습니다. 오픈 액세스 저널은 꽤 낮은 저널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전면적인 오픈 액세스로, 더욱 활발해진 연구와 소통이 가능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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