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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의 논문 철회 사례와 시사점

학계에서 연구논문의 출판은 연구자들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따라서 논문에 들어가는 데이터나 자료는 정확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출된 논문 가운데 여러 가지 형태로 데이터가 문제가 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 간행물윤리위원회에 따르면, 논문이 비윤리적인 연구를 담고 있는 경우, 논문의 데이터가 신뢰할 수 없거나 이미 출판된 데이터를 표절했다면 해당 논문을 철회해야 합니다. 이 위원회는 논문 철회를 “중대한 흠결이나 오류가 있는 데이터를 출판한 저작물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리는 메카니즘”이라고 정의합니다. 논문 철회를 통해 잘못된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를 방지할 수 있고, 추가적인 연구 오류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논문 철회 사례는 큰 변화가 없다가 2007년부터 2011년사이에 증가했습니다. 한국에서 논문 철회의 대표적인 이유는 중복 출판입니다. 중복 출판이 전체 논문 철회의 원인으로 58%를 차지했습니다. 논문 철회는 비윤리적 행위나 부정직한 행위 때문에도 일어납니다. 비윤리적 행위는 데이터의 조작이나 변조, 저자권(authorship) 분쟁, 표절, 기타 부적절한 연구행위들을 포함합니다.

2017년 5월에 서울대 재료공학부의 주승기 교수와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해외 학술지에 실었던 논문 5편을 철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제가 된 논문 5편은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1저자로, 주 교수가 교신저자 (책임저자)로 되어 있었습니다. 현재 논문 4편은 철회 안내문과 함께 해당 저널의 웹사이트에 게재되어 있고, 1편은 전체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전에 발표된 논문에 사용된 부적절한 데이터를 중복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2017년 4월 연구논문의 부정행위를 공개하는 리트랙션 와치(Retraction Watch)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

또 다른 논문 철회 사례는 포항공대 환경공학과 박종문 교수가 저자로 참여한 2016년 한국화학공학회 제출 논문인데, 박교수의 학생이었고 교신저자 (책임저자)인 Mr. Tsolmonbaatar Batbileg가 박교수의 허락을 받지 않고 논문을 써서 발표한 경우입니다. 이 학생은 데이터를 조작했을 뿐 아니라 다른 저자들이 출판한 논문을 상당 수준 표절했다고 합니다. *

논문 출판과 관련된 비윤리적 행위는 기본적으로 학계의 여건과 경쟁적 풍토와 관련이 있습니다. 즉, 논문을 출판해야만 인정받고 살아남는 분위기 속에서 연구자들은 지속적으로 논문출판의 압박감을 느낍니다. 또한 해당 분야 학계와 소속된 조직 내에서의 경쟁도 영향을 미칩니다. 더구나 연구 및 논문 작성의 시간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비윤리적 행위를 한 후 이를 걸러내는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논문의 공저자로 참여하는 연구자들이 연구 내용을 자세히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논문이 저널에 제출된 후 편집자나 피어리뷰를 통해 모두 걸러지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비윤리적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간행물윤리위원회가 규정과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경쟁적으로 논문의 수를 평가의 우선 순위로 삼지 말고, 논문의 질적 수준을 더 중요시 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리고 논문 제출 전에 공저자들이 해당 논문을 검토하는 과정을 더 신중하게 거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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